오늘 리뷰해볼 작품은 바로 <트루먼 쇼>이다. <트루먼 쇼>는 피터 위어 감독의 영화로, 1998년에 개봉했고, 2018년에 재개봉했다. 이 영화는 무언가 지금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예언한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SNS나 유튜브 같은 미디어 매체에 익숙한 요즘 같은 시대에 이 영화를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개봉 당시에는 기발하다는 의견이 많았겠지만, 지금의 관점에서 보자면 영화 안에 우리들의 모습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아서 어딘가 모르게 씁쓸할 것만 같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영화 리뷰를 시작해보도록 하자.
감독: 피터 위어
주체적인 삶이란
트루먼 버뱅크(짐 캐리)는 겉으로 보았을 때는 그냥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는 성인 남성이다. 그러나 사실, 그에겐 그 자신만 모르는 비밀이 한 가지 있다. 바로 그의 삶이 하나의 TV 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모든 사람들이 TV 속에 나오는 그의 모습을 시청하고 있다. 그의 삶은 태어날 때부터 사람들에 의해 기획되고 의도된 하나의 스토리에 지나지 않는다. 중요한 지점은 바로, 그가 점차 자신의 삶이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면서부터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사는 곳에서 멀리 떠나본 적이 없는 그는,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할 때마다 온갖 방해에 가로막힌다. 신까지 그의 일탈(?)을 필사적으로 막으려는 듯, 폭풍우를 쏟아붓는다. 만약 트루먼이 자신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신의 삶이 쇼라는 것을 몰랐더라면, 그의 삶은 온전히 그의 삶이라고 할 수 있었을까. 어떤 비밀이든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 안전하게 밝혀지지 않고 감추어지기만 한다면야, 진실 따위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과연 세상에 완벽한 비밀이라는 것이 정말로 존재할까. 더군다나 트루먼의 비밀은 트루먼만 빼고 다 아는 비밀이다. 그걸 비밀이라고 하는 것도 어딘가 이상하다. 그의 삶을 만든 장본인인 크리스토프(에드 해리스)는 트루먼의 입장에서 보자면 마치 신과 같은 위치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크리스토프는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려는 트루먼에게 말한다. 바깥세상은 거짓과 속임수가 넘쳐나는 세상이라고. 그러나 자신이 만든 세계는 안전하다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루먼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미지의 영역으로 문을 열고 나아간다. 가기 전에 자신이 늘 하던 말을 남기고는. 오늘 못 볼 수도 있으니 미리 인사하죠. 굿 애프터눈, 굿 이브닝, 굿 나잇. 그의 삶이 앞으로 행복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신이 드는 것은 그가 앞으로,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 나갈 것이란 것이다.
말하는 작은 상자 속의 우리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마치 트루먼의 모습처럼, 현제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수많은 미디어 매체의 발달로 인해 자신의 삶의 단면을 영상이나 사진 속에 담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도 한다. 트루먼이 자신의 삶이 쇼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지금의 우리들은 그러한 사실을 인식한 상태에서 스스로가 행한다. 이것은 어찌 보면 기이한 현상이 아닌가. 그러나 꼭 그것이 나쁘다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물론 안 좋은 점도 많이 있다). 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도 있듯이,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 보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단지 하나의 쇼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것을 불편하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수용함으로써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 번뿐인 인생 복잡하게 생각하지도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말하는 작은 상자 속의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모두가 트루먼 일지도 모른다. 이상, <트루먼 쇼>에 대한 짧은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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