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복수는 나의 것>에 대해

오늘 소개해볼 작품은 바로 <복수는 나의 것>이다. 이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로 2002년에 개봉했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이라고 하는 영화들 중 하나이고, 말 그대로 복수가 또 다른 복수를 낳고, 그 복수가 또 다른 복수를 낳는다는, 뭐 그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 구조는 단순하지만, 결코 그 깊이마저 단순하지는 않은, 아주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한 리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다.

 

 

감독: 박찬욱

 

균열과 연결고리

류(신하균)는 누나의 신장 이식 수술에 필요한 돈을 얻기 위해서 유괴를 한다. 돈만 받으면 아이는 안전하게 돌려보낼 테고, 누나의 수술도 할 수 있게 되니, 그렇게만 된다면 더 좋은 결말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된 것인지 류의 계획과는 다르게 일은 최악으로만 치닫게 된다. 누나는 자신 때문에 동생이 유괴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죄책감에 목숨을 끊고, 아이마저 사고로 물에 빠져 죽고 만다. 그럼 여기서 생기게 되는 새로운 국면은 무엇인가. 돈만 주면 아이가 무사히 돌아올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동진(송강호)이 남아있다. 아이가 죽게 되자 그에게 남은 것은 복수심뿐이다. 그는 온몸이 물에 젖어있는 아이의 환영을 꼭 끌어안는다. 마치 아이가 더 이상 춥지 말라는 듯이. 그리고 그는 류와 함께 유괴에 가담했던 영미(배두나)를 찾아내 그녀를 고문해서 죽인다. 여기서 또다시 하나의 복수의 씨앗이 발생한다. 류는 자신의 애인을 죽인 동진에게 복수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들은 서로에게 원한이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누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복수를 완성할 것인가. 하지만 이전에도 말했듯이 복수는 성공할 수도 없고, 허망하기 그지없는 것일 뿐이다.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고, 결국 그 속에서 승자는 아무도 없다. 이 영화는 복수의 그러한 속성에 대해 아주 잘 파고들고 있다. 복수라는 것에는 복잡한 관계 따위는 그다지 필요치 않다. 작은 균열만 내어주면 그것은 커다란 비극으로 치닫고, 그 비극은 복수를 끌어들인다. 복수는 그렇게 서로 연결되어 마치 톱니바퀴처럼 서로가 서로를 굴리는 방식으로 작용하게 된다.

 

 

복수해야 하는 인간

동진은 류를 죽이기 위해 그를 강물 안으로 끌고 들어간다. 그곳에서 그는 류의 얼굴을 보며 말한다. 네가 좋은 놈이라는 걸 안다고. 그러니까 자신이 그를 죽이는 것도 이해하라고 말이다. 사실 복수에는 선한 역할과 악한 역할이 따로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류는 악의를 가지고 동진의 딸을 죽이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동진의 딸은 죽었고, 거기서 동진은 복수를 해야만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아빠라는 자리는 딸이 죽임을 당했을 때 그래야만 하는 것이고, 거기에 더 이상 도덕적인 잣대는 끼어들 수 없다. 영화를 보는 우리도 류와 영미가 결코 나쁜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그들에게 연민을 갖을 순 있을지언정,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 제발 복수를 멈추라고 동진에게 요구할 수는 없는 것이다. 복수를 결심한 사람에게 그것이 얼마나 같잖은 말들로 들릴지 우리는 상상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복수에는 다른 가치관 같은 것들이 끼어들 수 없고, 오로지 복수라는 그 두 글자만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었을 때 복수를 행하는 인간은, 마침내 복수를 오로지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 복수는 단순하지만 그 무엇보다 견고하다. 이상 영화 <복수는 나의 것>에 대한 짧은 리뷰를 마친다.